나의 삶 이야기

48년만에 만난 친구 승노

순천지인 2021. 11. 23. 23:08

언제 이렇게 시간이 흘렀는지 무려 48년이 되었다.

승노와 나는 순천 매산 중학교 친구다.

중3 때 앞뒤 번호로 참 다정하게 지냈다.

승노는 순천 역전에서 아버지와 엄마가 고흥식당이라는 간판을 걸고 영업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왠지 부모님과는 약간의 거리감이 있는 가족이었다.

서로를 챙겨주고 많은 대화를 하면서 우리집 시골에도 다녀갔었다.

그리고는 졸업하면서 나는 매산고로 승노는 공부를 잘해서 순천고로 진학을 했다.

그 뒤 가끔씩 전화 통화나 편지를 주고 받다가 어느 시점에서 연락이 뚝 끊겼다.

수 십 년의 세월이 흐른 뒤 내가 강동소방서에서 근무하던 중 갑자기 승노의 전화를 받았다.

무척 반갑기는 했는데 그 무렵 내가 아내의 술주정에 몹시 시달리면서 이혼 소송을 하고 있을 때라

누구 만나는 것도 싫고 만사가 괴로울 때였다.

그래서 정중하게 다음에 만나자고 하면서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얼마 안있어 내가 전화했는데 아예 통화가 되지 않았다. 여러번 해봐도 불통이었다.

나에게 오해를 하는가 하면서 잠시 잊고 있었다.

그런데 몇 일 전 갑자기 보고 싶어서 여기저기 물어봐도 알길이 없었다.

결국 순천고등학교로 전화해서 재경 순천고 사무실 전번을 알았고, 사정 얘기를 했더니 내 전번을 달라고 하면서

연락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래서 연락이 닿았고 드디어 내가 우리집으로 초대해서 얼굴을 봤다.

그는 3사관학교를 나와 소령으로 예편할 때까지 21년 군복무를 했고, 그 뒤 송파에서 예비군 중대장을 14년 했다는데

내가 가까이 두고도 못만났다.

점심 식사를 하면서 가정사를 들으니 식당할 때 아버지는 둘째 엄마와 같이 하고 있었고, 친엄마는 강원도 양구 친정집에서 살고 있었단다. 어쩐지 다정다감한 가정이 아니란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다.

승노는 친엄마를 오랬동안 모시다 2019년 엄마가 돌아가셨단다.

친구는 어렸을 때와 변하는게 별로 없어 보인다 했더니, 날더리 진짜 변한게 없다고 한다.

집에서 차 한 잔 마시며 많은 지난 얘기를 했고, 중학교 앨범을 꺼내 한장 한장 넘기면서 옛추억을 되새겨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