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생활

시골 생활에 젖어서 있어요.

순천지인 2018. 9. 13. 11:16

마천루가 가득한 서울이나 대도시에 살면서 회색빛 도시를 떠나 한적한 시골 생활을 꿈꾸는 자들이 어디 한 두 명일까 마는 현실은 지독한 맘을 먹지 않은 이상 실천이 어렵죠.

그나마 시골로 오면 흔들의자에 앉아 클래식 음악 틀어놓고 모닝 커피로 아침을 시작하는걸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죠. 실제로 경기 광주 전원주택에 살 때 교수 사모님이 옆집에 이사와서 하던 얘기입니다.

나는 주위에 항상 얘기했죠.

도시 생활을 버티지 못하면 시골에 가서는 더욱 버티기 힘들다고요.

그러나 대부분 도시 사람들은 시골을 낭만이 가득한 파라다이스로 생각하죠.

그 파라다이스는 내가 만들기 나름이지만.


나 역시 서울 생활 35년 하면서 어릴적 촌놈 출신이라 항상 흙속에 살기를 희망했죠.

더구나 잘 나가던 가정이 흐트러져 버리고 화가나서 아무도 모르는 조용한 곳에서 여생을 보내야겠다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특히나 아들만 둘을 뒀더니 제각각 삶을 유지하면서 애비는 뒷전이라 차라리 멀리 살면서 자식 그리워 하는게 낫겠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살갑게 대해주는 딸이 없다는게 아쉽고.

해남이지만 강진과 가까운 곳에 노후 대비 안식처를 구해놓고 연금 가지고 편안히 살리라 다짐했건만, 뜻하지 않게 직업과 관련된 자격증으로 안식처를 떠나 순천에서 아파트 공사장 감리를 하고 있습니다. 20개월 계약이니까 1/20은 지났고 어서 안식처로 가고 싶습니다.

아주 힘들게 집을 만들고 주변을 가꾸는데 월요일 아침이 되면 출근하는게 아쉽죠.

하나하나 이뤄진걸 보면 뿌듯하기도 하고 성취감이 많습니다.

지난 주에는 주방 겸 욕실을 작업했는데 처음에 바닥을 시멘트로 골라놨더니 항상 습기를 머금고 있어서 눅눅한 모습이었죠.

꼭 타일을 깔아야 하는 이유가 있더군요.

타일을 깔기 전에 해야할 일이 방수 처리라서 마르다 방수액을 물과 1:20으로 섞어서 시멘트사모래에 시멘트를 더 넣어 반죽하여 붓으로 바닥을 작업하고 씻을 곳이 없어서 바로 순천으로 밤늦게 왔는데 잘 되었는지 궁금하기 짝이 없습니다.

더러는 내가 왜 이고생을 하고 있는가? 자문자답도 해보고 떠나 있으면 몹시 가고싶은 곳,

이처럼 시골 생활에 묘하게 중독이 된 것 같습니다.

아직도 생활 공간을 많이 만들어야 하고, 포도 넝쿨도 수형을 잡아 묶어줘야하고, 무엇보다 계속된 시행착오를 거듭하고 있는 양어장을 산속 쪽 땅을 파서 새로 만들어야 하고, 양봉과 한봉을 새끼치기 많이 하게 내부 손질도 해야 하는 과제가 수두룩하게 쌓여 있습니다.

내일은 근무 끝나기가 무섭게 경기도 집으로 가서 전세 나갔으니 짐을 정리해 주고 필요한 것은 차에 싣고 내려와야 합니다. 

 서서히 생활이 정리되어 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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